정치

윤석열 2심도 당선무효형…이제 시험대에 오르는 건 대법원의 기준과 속도다

서울고법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유지했다. 상고하면 사건은 여당이 국정조사를 벼르는 조희대 대법원으로 간다. 대법원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서 스스로 보여 준 기준과 속도를 이 사건에서도 설명해야 한다.

판결은 끝이 아니라 대법원으로 가는 문이다

서울고법 형사2-1부(고법판사 백승엽·황승태·김영현)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2021년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다고 한 발언과, 2022년 김건희 씨와 함께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한 발언을 모두 허위사실 공표로 봤다(아시아경제). 아직 확정된 판결은 아니다.

이 글의 판단은 이렇다. 상고심에서 가장 무거운 질문은 윤 전 대통령의 유무죄만이 아니다.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서 보여 준 기준과 속도를 이 사건에서도 똑같이 적용하고 설명할 수 있느냐다. 사건이 올라갈 곳은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법관들이 그 추진에 반발하는 바로 그 대법원이다.

재판부가 본 것

재판부는 "국정 최고 책임자를 뽑는 대선에서, 정당 추천 후보자로서 올바른 자료를 제출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저버렸다"며 "대의민주주의를 보장하는 선거 제도가 침해됐고 절차의 적법성이 훼손됐다"고 밝혔다. 1심의 사실 판단과 법리 판단에도 잘못이 없다고 했다(경향신문).

윤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에서 "2∼3초 '그건 아니고요'라고 답변한 것을 갖고 허위사실 공표라고 하면 현실적으로 선거운동이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했고(주간경향), 결심에서는 "선거는 왜 하느냐"고 했다(시사저널). 1심은 허위 여부를 발언 일부가 아니라 일반 유권자가 받는 전체적인 인상으로 가려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고(위키트리), 2심은 그 판단을 유지했다. 변호인은 이번 판결을 법치주의 위반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코리아중앙데일리).

당선무효의 실제 무게는 397억 원이다

이미 파면된 대통령에게 당선무효형은 자리를 빼앗는 형벌이 아니다. 실제 무게는 국민의힘의 돈에 있다.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선거비용 보전금 394억 5,600만 원과 기탁금 3억 원, 합계 397억 5,600만 원을 고지 후 30일 안에 돌려줘야 한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2월 기준 당 자산은 약 1,315억 원이지만 대부분 부동산이어서 현금성 자산만으로는 충당하기 어렵다고 전해졌다(시사저널).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선고 뒤 "지난 대선 때 거짓말로 국민의 선택을 농락한 선거범죄에 대한 당연한 판단"이라며 "397억 원을 당장 국민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했다(허프포스트코리아). 다만 법적 반환 의무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야 생긴다. 국민의힘은 선고 당일 오전 "지금까지 개별 재판에 대해서 일일이 다 논평을 내지 않았다"며 논평을 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했다(오마이뉴스).

국민의힘은 7월 1심 직후 이재명 대통령이 유죄로 확정되면 민주당도 434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고 맞섰다(위키트리). 그러나 그 사건은 대통령 당선으로 재판이 중지돼 있다. 같은 죄명의 두 사건에서 한쪽만 돈을 물게 될 수 있다는 점은 판결과 별개로 국민의힘의 정치적 반격 소재가 될 것이다.

대법원 앞의 세 가지 시험

첫째, 기준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5년 5월 이재명 당시 후보 사건에서 무죄였던 2심을 깨면서 공직 후보자의 발언은 더 엄격하게 봐야 하고, 표현은 선거인이 받는 전체적인 인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법률신문). "짧은 답변까지 처벌하면 선거운동을 어떻게 하느냐"는 취지의 윤 전 대통령 측 항변은 이 잣대와 정면으로 부딪친다. 대법원이 이 사건에서 잣대를 늦추면 일관성을 설명해야 한다.

이 구도는 양쪽 모두에게 불편하다. 민주당은 2025년 판결을 비판해 왔지만, 그 잣대가 유지될 때 불리한 쪽은 이제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은 그 판결로 이 대통령을 공격해 왔지만, 이제 같은 잣대의 비용을 치를 수 있다.

둘째, 속도다. 공직선거법은 상고심을 2심 선고 뒤 3개월 안에 끝내도록 정한다(문화일보 칼럼). 상고가 이뤄지면 시한은 2027년 2월 4일이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은 접수 34일 만에 결론이 났지만, 한덕수·이상민 사건은 특검법의 3개월 기한을 넘겼다(Zeta4 Now). 사건마다 사정은 다르다. 그래도 이번 사건이 어느 쪽에 가까운 속도로 처리되든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조 대법원장 체제의 대법원은 이재명 사건의 속도를 끝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해 지금의 불신을 키웠다.

셋째, 신뢰다. 민주당은 3일 국정조사 요구서의 5일 보고를 미뤘지만 철회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법률신문). 법원 안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던 정욱도 부장판사까지 국정조사를 사법 독립 침해라고 비판하는 반면, 박병곤 판사는 사법부가 신뢰를 잃은 과정부터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시사저널). 이 상태에서는 대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도 한쪽은 정치적 판결이라고 부를 것이다. 그래서 결론만큼 이유와 일정의 공개가 중요하다.

숨은 변수: 법이 바뀌면 두 사건이 함께 사라질 수 있다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9월 6일 허위사실 공표죄에서 '행위'를 빼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요청했다. 그는 이 대통령 사건을 공소취소가 아니라 법 개정을 통한 면소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주간경향은 법안이 통과되면 윤 전 대통령 사건과 임기 뒤 이 대통령 사건에 차례로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주간경향). 윤 전 대통령 측도 이틀 뒤 항소심에서 이 제안을 무죄 근거로 들었다(주간경향).

이 대통령의 사건을 위해 법을 고치면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397억 원도 함께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여권이 이 개정을 추진한다면 그 대가까지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 "397억 원을 당장 반환하라"는 민주당이 그 표결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볼 이유다.

확인할 점

  • 판결은 확정되지 않았다. 판결문 전문을 보지 못해 보도로 확인했다.
  • 1·2심이 2025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직접 인용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보도에는 '대법원 판례'로만 나온다. 두 판단을 잇는 것은 이 글의 해석이다.
  • 2심이 '2~3초' 항변에 어떻게 답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
  • 윤 전 대통령 측의 상고 여부와 국민의힘의 선고 후 공식 입장은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확인하지 못했다. 변호인 반응은 영문 실시간 보도의 요약 문장으로 확인했다.
  • 3개월 기한은 공직선거법 제270조를 인용한 칼럼으로 확인했고, 법제처 원문과 기한을 넘겼을 때의 법적 효과는 확인하지 못했다.
  • 개정안은 9월 보도 기준 본회의에 계류 중이었고 그 뒤의 처리 상태는 확인하지 못했다. 개정 시 면소 여부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이며, 위 전망은 제안자의 주장과 보도에 기댄 것이다.

출처

  • 윤석열, 2심도 '당선무효형'…野 선거비용 397억 반환 기로 — 아시아경제
  • 법원, '윤석열 허위사실 공표' 2심도 징역형 집유 선고 — 경향신문
  • 윤석열 선거법 2심도 당선무효형 — 위키트리
  • 윤석열, 선거법 위반 2심도 당선무효형 유지 — 허프포스트코리아
  • 尹 2심 '당선무효형'에…與 "397억원 당장 반환해야" — 헤럴드경제
  • 與 "尹 2심에서도 당선무효 판결…국민의힘 이제 대가 치러야" — 아시아경제
  • 윤석열 선거법 2심 선고 — 오마이뉴스
  • LIVE: Yoon Suk Yeol awaits election law appeals ruling — 코리아중앙데일리
  • 국힘 운명 윤석열 손에? 397억 걸린 선거법 항소심 오늘 선고 — 시사저널
  • 국민의힘 397억 걸린 재판서 윤석열 "2~3초 답변한 것 갖고···" — 주간경향
  • 조국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아닌 선거법 개정 '면소'로 가야" — 주간경향
  • '397억 반환 위기' 국민의힘 "이 대통령 434억부터 반환하라" — 위키트리
  • 대법 "김문기 골프 발언, 백현동 발언은 '허위사실' 공표" — 법률신문
  • 선거범 2심 '3개월 시한' 경시 안 된다 — 문화일보 칼럼
  • 與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 요구서 11월 5일 본회의 보고 보류 — 법률신문
  • 평판사부터 법원장까지…與 '조희대 압박'에 격앙된 법관들 — 시사저널
  • 조희대 한 사람이 움직이는 것들 — Zeta4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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