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이나, 트럼프 '에너지 휴전' 나흘 만에 러시아 3위 랴잔 정유소 타격…트럼프 "유가 올리는 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가 10월 15일 러시아 랴잔 정유소를 드론·순항미사일로 타격하며 트럼프가 선언한 '에너지 휴전'을 나흘 만에 끝냈다. 러시아는 처음으로 국영TV에 피해 영상을 내보냈고, 트럼프는 "젤렌스키가 세계 유가를 올린다"며 비난했다. 미국 경유 가격은 10월 16일 갤런당 6.33달러로 1년 전의 1.7배다.

한눈에 보기

우크라이나가 10월 15일 새벽 모스크바 남동쪽 랴잔의 로스네프트 정유소를 드론과 순항미사일로 공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에너지 휴전에 합의했다"고 선언한 지 나흘 만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흘간 정유소 공격을 멈췄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을 계속 때렸다"며 "끝났다(We're done)"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례적으로 대응했다. 국영 로시야-24가 개전 이후 처음으로 정유소 피격 현장 영상을 내보냈는데, 화면에는 작은 검은 연기 기둥만 보였고 불길은 보이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특별히 의미 있는 피해는 없다"면서도 대응을 예고했다. 반대로 트럼프는 같은 날 뉴스맥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 재개를 "수치(disgrace)"라고 부르며 "젤렌스키가 하는 일은 세계 유가를 올리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배경에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와 기록적인 경유 가격이 있다. 미국 경유 소매가는 9월 22일 갤런당 6.52달러로 사상 최고를 찍었고, 10월 16일에도 6.33달러로 1년 전의 1.7배다. 트럼프는 2월 이란 전쟁 이후 치솟은 연료 가격의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리고, 러시아산 경유 제재를 풀어 가격을 내리겠다는 쪽을 택했다.

무슨 일이: 랴잔 정유소 공격과 러시아의 '공개'

랴잔 정유소는 로스네프트 소유로 모스크바에 연료를 공급하며, 연간 원유 처리 능력 1,710만 톤으로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크다. 해마다 휘발유 200만 톤, 경유 300만 톤 이상을 생산한다(Kyiv Post). 러시아 전체 정제 처리량의 5% 가까이를 차지하며, 올해 5월·7월·9월 드론 공격 뒤에도 가동을 멈춘 적이 있다(Moscow Times).

파벨 말코프 랴잔 주지사는 15일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정유소에 불이 났다며 "물적 피해를 평가 중이며 구조대가 현장에서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밤사이 우크라이나 드론 166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AP(PBS)). 랴잔주 당국은 드론 69대와 플라밍고 순항미사일 4발의 공격을 받았고 드론 잔해가 떨어져 화재가 났다고 설명했다(머니투데이).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는 익명으로 AP에 공격 사실을 확인했지만,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의 공식 발표는 16일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는 평소 정유소 피격을 공식 확인하지 않던 관행을 깨고 주지사가 직접 표적을 지목했으며, 국영TV가 개전 이후 처음으로 피해 현장을 방송했다. 영상에는 비교적 작은 검은 연기만 보였고 불은 보이지 않았다(Reuters). 푸틴은 15일 "여기저기 맞았지만 특별히 의미 있는 건 없다. 그런데도 그들은 계속한다"며 대응을 예고했다(CBC). 알렉산드르 노바크 부총리는 하루 전인 14일 우크라이나가 사라토프와 랴잔 정유소를 타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부인했다.

같은 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를 대규모로 공격했다. 젤렌스키는 드론 850대 이상이 날아왔다고 밝혔고, 우크라이나 공군은 536대를 격추했으나 31곳에 피해가 났다고 발표했다. 키로보흐라드주에서 3명이 숨졌다(AP(PBS)).

피해 규모: 51%인가, 30%인가

우크라이나의 정유소 공격이 러시아 정제 능력을 얼마나 줄였는지는 출처마다 다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10월 4일 예우헨 흐마라 장관 명의로 "러시아 정제 능력의 51% 이상이 무력화됐다"고 발표했다. 정보기관·국방부·총참모부 분석가의 평가를 종합한 수치로, 9월 21일 총참모부가 밝힌 45%에서 올라갔다. 다만 흐마라 장관의 발언에서는 "손상된(damaged)"이라는 표현이 쓰여 '무력화'와 '손상'의 기준이 분명하지 않고, 푸틴이 9월 28일 정유소 자료 접근을 제한하는 법령에 서명해 외부 검증이 어렵다(Kyiv Independent).

AP는 이 주장을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없다고 전하면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평가를 함께 소개했다. IEA는 러시아의 정유소 32곳 가운데 일부가 개전 이후 최대 15차례 피격됐고 최근 몇 달 동안 사흘에 한 곳꼴로 공격받았으며, 경유 생산이 약 30% 줄었다고 봤다. 푸틴 자신도 10월 1일 발다이 포럼에서 공격이 러시아 GDP의 약 1%를 잃게 했다고 인정했다(AP(PBS)). 로이터는 9월 15일 시장 자료 분석을 근거로 러시아 경유 생산의 절반을 맡는 6대 정유소 가운데 키리시가 완전히 멈췄고 NORSI와 볼고그라드가 약 4분의 1 수준으로 가동 중이라고 보도했다(Kyiv Independent).

트럼프의 계산: 중간선거와 경유 가격

트럼프는 10월 들어 연료 가격의 원인을 거듭 우크라이나로 돌렸다. 10월 5일 트루스소셜에는 "휘발유 값을 올리는 건 더는 호르무즈 해협이 아니다. 기록적인 양의 배럴이 거의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What's driving up Gasoline is no longer the Strait of Hormuz, because Record Numbers of Barrels are coming out now on an almost daily basis)"고 쓰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소를 폭파하는 것과 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주의 정유소 폐쇄를 원인으로 꼽았다(Trump's Truth).

10월 9일에는 푸틴과 통화한 뒤 러시아가 경유 30만 톤을 즉시, 11월에 50만 톤, 그 뒤 100만 톤을 공급하고 추가로 300만 톤을 보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같은 날 러시아산 경유에 2027년 4월까지 제재를 적용하지 않는 임시 허가를 냈다. 당시 AAA 기준 미국 경유 평균가는 갤런당 6.28달러였고, 사상 최고는 9월 22일의 6.52달러였다. 젤렌스키는 "강한 파트너들의 약한 결정"이라고 비판했고, 에너지정책연구재단의 마이클 린치는 기존 구매자가 밀려날 뿐이라며 "타이타닉의 갑판 의자를 옮기는 격"이라고 평가했다(AP(PBS)). 러시아 정부는 10일 7월부터 유지해 온 경유 수출 금지를 일부 풀어 50만 톤의 해외 판매를 허용했다(Kyiv Independent).

10일에는 우크라이나에 "거래를 할 수 있는 새 지도자를 뽑기를 권한다(I suggest they get a new leader who can make a deal)"고 말했고(CBS(AP)), 11일 트루스소셜에 "즉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에너지 휴전이 발효된다. 양측이 합의했다. 깨지 마라!(Effective immediately, there is an ENERGY CEASEFIRE in the War between Russia and Ukraine. Both parties have agreed. Do not break it!)"라고 썼다. 젤렌스키는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했고, 크렘린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접촉이 진행 중"이라고만 답했다(NBC).

15일 밤 뉴스맥스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젤렌스키가 다시 정유소를 쏘고 있다고 한다면, 그가 하는 일은 세계 유가를 올리는 것뿐이다(Now, if you tell me that Zelenskyy is again shooting at refineries, all he's doing is making the world oil price higher)." "나는 그게 수치라고 생각한다. 다른 표적은 얼마든지 있다(Well, I think that's a disgrace. There's plenty of other targets)." 그는 "젤렌스키가 푸틴보다 상대하기 어렵다(I find Zelenskyy to be more difficult to deal with than Putin)"고도 했다(Newsmax(Yahoo)). 로이터는 트럼프가 주말에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반드시 멈춰야 한다(damn well better stop)"고 말했으며, 경유 가격이 2월 이란 전쟁 이후 사상 최고를 기록한 상황에서 3주도 남지 않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격 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Reuters).

우크라이나와 EU의 반응

젤렌스키는 14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정유소 공격) 봉쇄는 풀렸다. 끝났다(The block is out. We're done)"고 말하고, 에너지 공격을 다시 멈추려면 최소한 미국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공격을 멈춘 사흘 동안 미국이 미사일 조기경보 정보 공유를 끊고 군용 위성통신 스타실드 속도를 제한했다며 배신감을 토로했고, 트럼프는 정보 공유 중단을 부인했다(NBC).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정유소 공격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이고 조악한 도전"이라고 불렀다.

16일 브뤼셀 EU 정상회의에서 유럽 정상들은 젤렌스키를 감쌌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침략자가 전쟁을 멈추도록 압박해야지, 피해자가 항복하도록 압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Al Jazeera). 롭 예턴 네덜란드 총리는 트럼프의 발언을 "옳은 언어가 아니다"라고 했고, EU 정상들은 미국의 러시아 경유 합의를 비판했다(AP(The Globe and Mail)).

유가와 경유 가격: 이란 전쟁이 더 큰 변수

국제 유가는 정유소 공격보다 중동과 재고에 더 반응했다. 10월 15일 12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92달러로 0.1% 내렸고, 11월물 WTI는 97.97달러로 3% 올랐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러시아 '그림자 선단' 제재 완화를 검토한다는 보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공격으로 컨테이너선이 침몰한 사건, 허리케인으로 미국 원유 재고가 860만 배럴 줄어든 점, IEA 회원국의 1억 배럴 비축유 방출 마무리를 변동 요인으로 꼽았고 우크라이나의 정유소 공격은 언급하지 않았다. 유럽 경유 선물은 러시아와 페르시아만 공급 차질로 연초 이후 두 배 넘게 올랐다(Bloomberg(Rigzone)). 16일 미국 동부시간 오전 7시 45분 브렌트유는 108.51달러로 1년 전(61.23달러)보다 77% 높았다(Fortune).

미국 소매가는 정점에서 조금 내려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통계로 경유는 9월 21일 주 갤런당 6.529달러에서 10월 12일 주 6.179달러로, 휘발유는 4.478달러에서 4.331달러로 내렸다(EIA). AAA 집계로 10월 16일 휘발유는 4.327달러, 경유는 6.326달러로, 1년 전(3.057달러, 3.649달러)과 견주면 각각 42%, 73% 높다(AAA).

한국도 영향권에 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 기준 자동차용 경유 국제가격은 이란 전쟁이 절정이던 3월 배럴당 195.52달러에서 6월 126달러로 내렸다가 9월 177달러, 10월 171달러로 다시 올랐고, 정부는 정유사의 월별 석유제품 수출량을 전년 동월의 10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세계일보). 싱가포르 경유 크랙마진은 전쟁 전 배럴당 22달러에서 9월 중순 87달러를 넘었고, 국내 경유 최고가격(10차)은 정유사 공급가 기준 리터당 1,773원으로 유지되고 있다(브릿지경제). 유진투자증권은 러시아가 약속한 공급량 480만 톤이 미국 경유 소비의 약 10일치에 그친다고 분석했다(이투데이).

의미

세 당사자가 같은 공격을 다른 목적으로 쓰고 있다. 러시아는 피해를 축소하면서도 영상을 공개해 "우크라이나가 트럼프의 휴전을 깼다"는 서사를 세웠고, 트럼프는 선거를 앞두고 연료 가격의 책임을 키이우에 돌릴 근거로 삼았다. 우크라이나는 정유소 공격이 러시아를 압박하는 거의 유일한 지렛대임을 재확인했다.

다만 가격 자료는 트럼프의 설명과 거리가 있다. 미국 경유가 사상 최고를 찍은 것은 2월 이란 전쟁 이후이고, 10월 15일 유가를 움직인 요인도 호르무즈와 재고였다. 러시아 정제 능력 감소가 세계 경유 공급을 조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몫이 얼마인지는 수치가 엇갈리고 러시아는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 이는 해석이다.

확인할 점

  • 랴잔 정유소의 실제 피해와 가동 중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러시아 주지사는 "평가 중", 푸틴은 "의미 없는 피해"라고 했고,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의 공식 발표는 16일까지 없었다.
  • 정유소 위치를 AP와 로이터는 모스크바 남동쪽 약 300km, 알자지라는 약 180km로 다르게 썼다.
  • 러시아 정제 능력 감소 추정치는 우크라이나 국방부(51%), IEA(경유 생산 약 30% 감소), 로이터(6대 경유 정유소 중 3곳 가동 중단·축소)가 기준과 수치가 다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피격 정유소로 꼽은 목록도 Kyiv Independent(키리시·일스키 포함)와 AP(우스트루가 포함)가 다르다.
  • 러시아 경유 공급 규모는 트럼프 발표(단계별 180만 톤에 300만 톤 추가), 알자지라 보도(180만 톤), 러시아 정부가 실제 허가한 수출량(50만 톤)이 기준에 따라 다르다. 누가 대금을 내고 언제 도착하는지는 백악관이 밝히지 않았다.
  • 15일 밤 러시아 드론 수는 젤렌스키(850대 이상)와 우크라이나 공군(580대, 536대 격추)의 발표가 다르다.
  • 트럼프의 "damn well better stop" 발언은 로이터만 짧게 전했고 발언 장소와 전체 맥락은 확인하지 못했다.
  • 16일 브렌트유·WTI 종가는 기사 작성 시점에 아직 나오지 않았다.
  • 남은 일정: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러시아의 11월 경유 50만 톤 공급 이행 여부.

출처

  • Russia talks up refinery attack as Trump blames Ukraine for expensive fuel — Reuters(Global Banking & Finance)
  • Ukraine Renews Oil Blitz on Russia, Strikes Ryazan Refinery as Zelensky Ends Pause — Kyiv Post
  • Ukrainian Drones Spark Fire at Ryazan Refinery as Zelensky Vows to Resume Attacks — The Moscow Times
  • Ukraine resumes attacks on Russian oil refineries as relations with Trump sour — AP(PBS NewsHour)
  • "러 정유시설에 대규모 공격"…트럼프 보란듯 '에너지 휴전' 끝내 — 머니투데이
  • Ukraine resumes attacks on Russian refineries, as Zelenskyy expresses frustration with U.S. — CBC
  • Ukraine's deep strikes have wrecked over half of Russia's oil refining capacity, Defense Ministry says — Kyiv Independent
  • Ukraine claims its strikes have taken out more than half of Russia's oil refining capacity — AP(PBS NewsHour)
  • Ukraine's drone strikes force 3 of Russia's largest diesel refineries to halt or slash output, Reuters reports — Kyiv Independent
  • Donald J. Trump Truth Social post, October 5, 2026 — Trump's Truth
  • Trump strikes deal with Putin for Russian diesel in sharp reversal of U.S. policy ahead of midterms — AP(PBS NewsHour)
  • Russia partially lifts ban on diesel exports after Trump-Putin deal — Kyiv Independent
  • Trump announces Russia-Ukraine "energy ceasefire" but Zelenskyy says Russian attacks still happening — CBS News(AP)
  • Trump claims 'energy ceasefire,' but Ukraine says Russia keeps striking its energy facilities — NBC News
  • Trump to Newsmax: Not Fan of Zelenskyy as Kyiv Resumes Refinery Strikes — Newsmax(Yahoo)
  • Trump says Ukraine resuming strikes on Russian oil sites is a 'disgrace' — NBC News
  • Trump slams Zelenskyy as Ukraine resumes strikes on Russian oil refineries — Al Jazeera
  • EU leaders rally around Zelensky as Trump calls Ukrainian strikes on Russia a 'disgrace' — AP(The Globe and Mail)
  • Oil Prices Diverge as Supply Risks Mount — Bloomberg(Rigzone)
  • Current price of oil as of Oct. 16, 2026 — Fortune
  • Weekly U.S. Retail Gasoline and Diesel Prices — EIA
  • AAA Gas Prices — AAA
  • 국제 경유값 폭등… '수출 제한' 막혀 지켜만 보는 정유업계 — 세계일보
  • 경유 크랙마진 4배⋯ 원가·운임·최고가격제에 발목 잡힌 정유사 4사 — 브릿지경제
  • 유진투자증권 "러시아 제재 완화에도 디젤 공급난 지속…정제마진 강세 전망" —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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