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런슨 "조건이 변했고 계획도 바꿨다" vs 강신철 "조건은 변함없다"…전작권 전환 기준 놓고 한미 공개 충돌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4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조건이 변했고 우리가 계획을 바꿨기 때문에 지켜야 할 새 기준이 생겼다"고 말하자,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15일 국회에서 "조건에는 변함이 없다"며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은 "골대를 계속 옮기면 전작권 전환은 영원히 할 수 없다"고 했다.

한눈에 보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10월 14일(현지시각, 한국시각 15일 새벽) 워싱턴의 싱크탱크 골드국제전략연구소(Gold Institute for International Strategy)가 연 '인도·태평양 서밋' 기조연설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관해 "조건이 변했고, 우리가 계획을 바꿨기 때문에, 우리가 지켜야 할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고 말했다. 원문은 "Because the conditions have changed, because we've changed our plan, we have new standards which we have to uphold"다(Korea JoongAng Daily).

한국 정부는 같은 날 두 갈래로 반응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가 상호 합의한 조건 충족 시에 전작권 전환을 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밝힌 뒤, 개인 자격을 전제로 "골대를 계속 옮긴다면 전작권 전환 영원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저희가 이미 우려를 전달했다"며 전환 조건은 "변함이 없다", "한미동맹의 신뢰가 보장된다면 전작권은 지금 당장 전환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서울경제).

16일에는 청와대가 "기존에 한미 양국이 합의한 원칙, 우리 정부가 가고자 하는 의지, 목표에 따라 조율되면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수습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무모한 속도전"을 중단하라며 국방부 대변인 문책을 요구했다. 11월로 예정됐던 한미안보협의회의(SCM)는 12월로 미루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무슨 일이: 이틀에 걸친 워싱턴 발언

브런슨 사령관의 워싱턴 발언은 이틀에 걸쳐 나왔다. 13일(현지시각)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미 육군협회(AUSA)가 공동 주최한 '전략적 지상전력 대화'(Strategic Landpower Dialogue) 대담이 먼저였다(CSIS). 그는 "나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그게 전부다"(I fully support a conditions-based transfer of operational control. That's it), "시기도 하나의 조건이다. 그것은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Timing is also a condition. That is not my decision to make), "대통령이나 국방장관이 지금 당장 하라고 하면 '예'라고 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조건을 충분히 채우지 못한 채 전환할 때의 위험은 보고하겠다고 했다(Herald Business, 아시아투데이).

14일 골드국제전략연구소 행사는 워싱턴 호머빌딩에서 열린 '제2회 연례 인도·태평양 서밋'이다(Donorbox 행사 안내). 연합뉴스 영문 기사에 따르면 그는 자신을 "전작권 전환 찬성론자(pro-Opcon)"라고 부르면서도 "신문을 대충만 봐도 조건이 분명히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A cursory glance at a newspaper would tell you that the conditions have most assuredly changed), "우리는 조건을 시간으로 바꿀 여유가 없다. 시간 그 자체가 하나의 조건이다"(We don't have the benefit of changing the conditions to time. Time, in and of itself, is a condition)라고 했고,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를 조건 변화의 근거로 들었다. 그는 "우리가 말하는 것은 핵심 능력이다", "지금 당신들이 내게 기대하는 모든 일을 완전히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다"라고 덧붙였다(Korea JoongAng Daily). 국내 보도는 이 발언을 "나는 전작권 전환 찬성론자이며, 이는 세계 최고의 동맹을 현대화하는 과정", "내가 반대하는 것은 수년 전에 설정돼 지금도 존재하는 조건을 위반하는 것"으로 옮겼다(한국경제).

주한미군사령부는 한국 언론의 질의에 "작전 보안상 양자 평가나 검증 활동의 세부 내용은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는다"(For operational security reasons, we do not publicly discuss details of bilateral assessments or certification activities)고 서면으로 답했다(Korea Times). 어떤 계획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새 기준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배경: 2014년 '조건' 합의와 이재명 정부의 임기 내 전환 목표

한미는 2014년 10월 23일 제46차 SCM에서 "2015년 말"로 잡혀 있던 전환 시한을 없애고 조건에 기초한 전환에 합의했다. 미 국방부 발표문은 "앞으로 전환은 한국이 고조되는 북한 위협에 맞선 핵심 방어 능력을 갖추는 데 초점을 둔다. 따라서 새로운 전환 날짜는 정하지 않는다"고 썼다(GlobalSecurity, 미 국방부 보도자료 NR-535-14 전재). 이 합의를 구체화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은 2015년 제47차 SCM에서 서명됐고, 전환 조건은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능력, 동맹의 북핵·미사일 대응 능력, 안정적 전환에 부합하는 안보환경 세 가지로 알려져 있다(헤럴드경제, 프레시안). 검증은 미래연합군사령부의 기본운용능력(IOC)·완전운용능력(FOC)·완전임무수행능력(FMC) 3단계로 이뤄지며, 현재 2단계 FOC 검증이 진행 중이다(한국일보).

지난해 11월 제57차 SCM 공동성명은 "COTP에 명시된 조건들이 모두 충족된 상태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을 체계적·안정적·능동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26년에 미래연합군사령부 본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추진하기로 하였다"고 적었다(뉴시스, 공동성명 전문). 이재명 정부는 임기(2030년 6월 3일) 안 전환을 목표로 올해 FOC 검증을 마치고 가을 SCM에서 전환 연도를 도출해 양국 정상에게 건의한다는 구상이었다(서울경제, 세계일보). 9월 22일 뉴욕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전작권을 직접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세계일보). 브런슨 발언 하루 전인 14일에는 FOC 검증 완료 여부를 둘러싼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11월 SCM을 12월로 미루는 방안이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한국일보).

경향신문은 미국이 전작권 협의 과정에서 천무 다연장로켓 증강 등 대화력전 능력 강화와 중고도 무인정찰기(MUAV) 운용 확대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익명의 보도 내용이며 정부는 합의된 COTP를 따르고 추가 전력 보강은 전환 뒤 협의로 다룰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경향신문 영문).

쟁점: 국방부 브리핑과 강신철 장관 답변

15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정빛나 대변인은 "한미는 올해 FOC 검증을 추진하기 위해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에 따라서 공동평가를 진행한 사실을 이미 설명드린 바 있다"며 "남아 있는 이견은 한미가 상호 합의한 조건과 평가기준에 따라서 SCM까지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건이 바뀌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는 "주한미군사령관 발언에 대해서 제가 평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답을 피하다가, "국방부에서 추가적으로 공식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고 개인적인 자격으로 말씀드리겠다. 골대를 계속 옮긴다면 전작권 전환 영원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브런슨 사령관이 말한 '재평가'가 2022년 8월 완료한 평가까지 다시 보자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주한미군사령관 발언의 취지는 주한미군에 물어보시는 게 정확할 것"이라며 "올해 SCM에서 검증을 완료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신철 장관은 손솔 진보당 의원이 미국에 강력히 항의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이미 우려를 전달했다"고 답했다. 그는 기본운용능력·완전운용능력·완전임무수행능력 평가와 검증이라는 전환 조건은 양국이 합의한 대로 변함이 없다면서도 조건 충족 수준에 대한 판단은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했고, 통상 10월 말~11월 초 열리던 SCM이 12월 이후로 조율되는 배경으로는 "미 측의 여러 사정"을 들었다(글로벌이코노믹, 폴리뉴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내일 전환해도 되느냐고 묻자 문제없다고 보며, "한미동맹의 신뢰가 보장된다면 전작권은 지금 당장 전환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조건 기반 방식을 시기 지정 방식으로 바꾸는 데는 "이 '조건'이라는 것도 양 정부가 합의한 내용"이라며 별도 합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서울경제, 한국경제).

노컷뉴스는 강 장관이 브런슨 발언 이전에는 전작권 전환이 "큰 이견 없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브런슨 발언을 중국 견제 전략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와 연결해 해석했다(노컷뉴스). 폴리뉴스는 브런슨 사령관의 태도가 대중 견제, 한국군의 호르무즈 파병, 쿠팡 문제 등 다른 현안과 얽힌 압박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썼다(폴리뉴스). 두 해석 모두 미국 측이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16일 이후: 청와대 수습, 여야 공방, 사령관의 SNS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16일 유튜브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서 "한미는 전작권 전환하는 것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됐다", "시기를 가급적 정해진 목표에 맞추기 위해 계속 협의를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헤럴드경제, 파이낸셜뉴스). 여권에서는 15일 이기헌 민주당 의원이 "주한미군사령관이 무슨 권한으로 양국이 합의한 사안의 이행에 찬물을 끼얹느냐"고 했고,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브런슨의 입은 막고 우리 정부가 입을 열라"며 SCM 개최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임기 내 치적으로 포장하려는 무모한 속도전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고(한국경제), 김미애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정빛나 대변인의 경질과 문책을 요구했다(시사저널).

파이낸셜뉴스는 브런슨 사령관이 CSIS 대담 직후 자신의 공식 SNS에 "정전은 평화가 아니다"(Armistice is not peace), 한국은 정전협정에 서명하지 않았지만 "한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협정을 집행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파이낸셜뉴스). 이 게시글의 원문은 이 기사에서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의미

이번 논쟁의 핵심은 '조건'이라는 같은 단어를 양쪽이 다르게 쓰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국방부는 2014~2015년에 합의한 세 조건과 3단계 검증 틀 자체를 가리키며 "변함이 없다"고 말하고, 브런슨 사령관은 그 틀 안에서 북한 위협과 작전계획이 달라졌으니 채워야 할 능력의 눈금이 올라갔다고 말한다. 정 대변인이 '골대'라는 표현을 쓴 것은 후자를 사실상 기준 변경으로 본다는 뜻이고, 강 장관이 "조건 충족 수준의 판단은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한 것은 이 간극이 평가의 해석 문제임을 인정한 것이다. 올해 안 FOC 검증 완료와 전환 연도 도출이라는 정부 일정은 이 해석 차이를 SCM 전에 좁힐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확인할 점

  • 강신철 장관의 답변은 국방위원회가 아니라 10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국회 회의록은 아직 게시되지 않아 발언은 언론 보도와 정책브리핑 기록으로 확인했다.
  • 브런슨 사령관의 14일 발언은 주최 측 녹취나 영상을 찾지 못해 연합뉴스 영문 기사의 인용을 썼다. 행사명은 주최 측 안내는 '제2회 연례 인도·태평양 서밋', 일부 국내 보도는 '인도·태평양 사령부 세미나'로 달리 적었다. 일부 보도는 한미동맹재단 공동 주최라고 썼으나 주최 측 안내 페이지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 COTP 합의 시점을 2014년(조건 기반 합의)으로 쓴 보도와 2015년(계획 서명)으로 쓴 보도가 섞여 있다. 세 조건의 정확한 문안은 공개된 공동성명에 나오지 않아 보도 표현을 따랐다.
  • 미국이 천무·MUAV 등 추가 능력을 요구했다는 내용과 FOC 평가 일부 항목을 올해 미충족으로 뒤집었다는 내용은 익명 보도에 기대고 있어 본문에서 사실로 단정하지 않았다.
  • 브런슨 사령관의 SNS 게시글은 파이낸셜뉴스 보도 외에 원문을 확인하지 못했다.
  • 16일 현재 주한미군이나 미 국방부의 추가 설명은 확인되지 않았다. 10월 26일 국방위 종합감사, 12월로 연기 논의 중인 제58차 SCM이 남아 있다.

출처

  • USFK chief says 'conditions have changed' while stressing requirements for Opcon transfer to South Korea — Korea JoongAng Daily(연합)
  • Seoul sticks to existing agreement on OPCON transfer as US signals new conditions — Korea Times
  • Strategic Landpower Dialogue: A Conversation with General Xavier T. Brunson — CSIS
  • Second Annual Indo-Pacific Summit — Gold Institute for International Strategy(Donorbox)
  • USFK commander says timing is also a condition for wartime operational control transfer — Herald Business
  • 주한미군사령관 "전작권 조건 못 갖춘 채 전환 명령 땐 위험 보고" — 아시아투데이
  • 브런슨 "전작권 전환 조건 변했다"…軍 "골대 계속 옮기나" — 한국경제
  • 국방부 일일 정례 브리핑(2026.10.15)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강신철 "브런슨 발언에 우려 전달…전작권 지금 전환해도 문제없어" — 서울경제
  • 강신철, 브런슨 '전작권 새 기준' 발언에 우려 전달…"당장 전환돼도 문제없어" — 글로벌이코노믹
  • 美 '전작권 조건 제동'..주한미군사령관 "전작권 전환 조건 변해"…강신철 국방 "우려 전달" — 폴리뉴스
  • '전작권 전환' 놓고 브런슨 "조건 변화"…국방부 "원칙 불변" — 노컷뉴스
  • 주한미군사령관이 지핀 전작권 한미 불협화음 — 헤럴드경제
  • "전작권 전환, 골대 옮기면 영원히 못 해"…'조건 변경' 암시한 美에 국방부 '쐐기' — 프레시안
  • 주한미군사령관 "조건 기반 전작권 전환 지지"…한미 간 평행선에 SCM 연기될 듯 — 한국일보
  • U.S., South Korea reach agreement for wartime control of forces(미 국방부 보도자료, 2014-10-23) — GlobalSecurity
  • [[전문]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 — 뉴시스](https://www.newsis.com/view/NISX202511140003403650)
  • SCM서 '내년까지 FOC 검증' 성명…李정부 임기내 '전작권 전환' 발판 마련 — 서울경제
  • 이번엔 정상급서 논의된 전작권 전환…SCM서 'X연도' 도출 주목 — 세계일보
  • United States demands performance enhancements for 'Cheonmu·reconnaissance UAVs' during OPCON transfer consultations — 경향신문 영문
  • 성기홍 "韓美, 전작권 전환에 합의…시기 맞추기 위해 협의중" — 헤럴드경제
  • 靑, 한미 전작권 전환 이견에 "기존 원칙에 따라 해결될 수 있을 것" — 파이낸셜뉴스
  • 전작권 전환 놓고…"브런슨 입 막아라"·"무모한 속도전 중단" — 한국경제
  • 국힘 "李정부·민주당, 동맹군 사령관에 집단 겁박…참담한 외교안보 사고" — 시사저널
  • 한·미 전작권 전환, 강신철 장관 '신뢰론' vs 브런슨 사령관 '정전 책임론' 충돌 —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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